뇌를 비운 영상&미디어 리뷰

넷플릭스 에놀라홈즈2 리뷰, 후기(★★★☆☆)

Frog in Sadness 2022. 11. 21. 14:53

요약

1. PC, 페미니즘 색채가 매우 짙은 영화로 이런 것들에 대한 거부감 심한 사람들은 한쪽 눈 가리고 봐야함
   (18세기 영국에 흑인이 귀족 사교파티에? 인도인이 경감으로 백인부하를 두고있다고?..  역사적 고증에 고집이 있는사람은 보다가 혼미해질 것)

2. 단 PC나 페미니즘의 색채가 거부감이 심할 정도로 노골적이진 않음. 도리어 애초에 PC와 페미니즘이 메인 스토리이다 보니 이를 받아들이기만 하면 재밌게 볼 수 있음. 일단 오락영화라고 가정하고 보면 상관x

3. 추리액션오락영화(단 메시지는 담은) 로 스토리 서술, 촬영기법, 액션표현 등이 볼만함  시간 잘 감.

4. 그럼에도 너무나도 적당한 스토리, 적당한 미장센, 적당한 즐거움, 적당한 흥미.  맥주한잔하면서 가볍게 볼 오락영화로는 좋으나 그냥 딱 그 정도..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았다고 해서 그게 막 또 웅장하고 심금을 울리고 그런 것도 아님..
(그냥 권선징악에 대한 추종 정도의 전형적인 전래동화 정도의 메시지 전달)

5. 이제 하나의 PC, 페미니즘에서 시작하는 브랜드로 도약할 영화로 기대가 되긴 함. 

※항상 세상에는 PC와 페미니즘은 기존에 구현된 프랜차이즈 브랜드에 기대서 원작을 망친다는 비난이 참 많았음(스타워즈, 마블, 반지의제왕, 바이킹스 등등) 사실상 셜록홈즈라는 초거대 브랜드에 버스타고 만들어진 메이커긴 하지만 나름의 스핀오프 브랜드로 봤을 때 그나마 독립적으로 성공하는 하나의 브랜드가 되지 않을까 기대된다

 


넷플릭스의 야침찬 프랜차이즈 에놀라홈즈2가 공개됐다. 

아내와 맥주한잔 까면서 부담없기 보기시작했다.  

스토리에 대해선 짧게 아래에 요약하겠다. (스포주의)

탐정사무소를 연 에놀라. 첫 손님으로 사라진 공장 여성 노동자를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음

성냥공장에서 사라진 여자는 무엇때문에 사라졌을까.

잠입 수사는 기본


팔 수록 단순한 개인 실종이 아니라, 커다란 배후세력이 존재하고 무언가 조직적이고 커다란 사건과 연관이 되어간다는 걸 느끼는 에놀라.

이러저러저러이러한 모험과 사건을 겪고 까고보니 ...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문제네?
(이러한 모험과 사건은 딱히 스토리라 할 게 없다... 그냥 대모험 정도?)

감옥도 가고
무도회도 간다

(아래 결말)

더보기

 

성냥의 원재료인 백린이 노동자의 건강에 치명적이었으나 이를 '원가절감'의 개념으로 이해하는 자본가들은 이를 은폐하고 노동자들이 화학중독으로 죽든, 장애가 생기든 숨기고 많은 이익을 내는 것에만 집중한 것이다.

사라진 여성은 공장장의 아들과 사랑에 빠졌는데 둘이서 이 사실을 세상에 공표하고 공익을 이루기 위해서 공작을 펼치던 것이었다  라는 것..

그리고 이 수많은 음모 뒤에 바로... 셜록홈즈의 라이벌 모리어티가 나오는데.. (그리고 영화 끝)

 

이젠 영화에 대한 후기나 미장센 등을 조금 써볼까 한다 (약스포)

이 영화는 결국 산업혁명기에 영국에 있던 노동의 현실과 약자였던 여성 노동자의 현실 등 
불공평한 자본주의 태동기에 대한 비판을 가벼운 오락영화의 형태로 전달하고 있다.

사실 이 영화는 성냥팔이소녀의 내용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생각이 든다.

성냥팔이소녀에 숨겨진 비하인드 스토리가 뭐냐? 


성냥팔이 소녀의 이야기

산업혁명기의 영국은 정말 어쩌면 기괴할 정도로 노동자/하층민을 화끈하게 착취했다. 정말 악마가 따로없을 정도로...
이러한 착취의 대상에서 아동과 여성은 당연히 주요 타겟이 되었다. 왜냐? 사회적으로 매우 약자이고, 값 싸고, 널렸으니까.

많은 공장은 아동 노동자를 많이 사용하였는데 값이 싸기도 하지만, '작은 손'이 유리하거나 '작은 체구'가 유리한 점도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성냥공장은 여성 아동 노동자를 많이 썼는데, 이 시대의 공장은 그냥 백린을 맨몸으로 주무르고 들이마시는 정도였다. 당연히 아무 안전장치는 없고 대부분 사람들이 백린 중독으로 턱뼈가 무너지고 몸이 부어오르며 망가지게 된다.  이렇게 되면 공장장은 그냥 망가진 여자 아이를 해고하고 새로운 건강한 아이를 고용한다. 이 때 퇴직금이 어디있나? 그냥 성냥 몇 갑 던져주고 내쫒는 것이다. 그러면 이제 아이들은 망가진 몸으로 새로운 일을 당장할수도 없고.. 받아 나온 성냥을 파는 수밖에 없었다.


 

영화의 초창기에 성냥공장에 에놀라가 잠입 수사를 위해 공장에 들어갈 때 선배로 보이는 여공의 얼굴을 보자.

백린중독으로 나오는 턱 무너짐(phossy jaw) 이다

이미 여기서 영화의 주제가 바로 나왔다.  눈치빠른사람은 여기서 바로 '아 이거 성냥팔이 소녀 관련한 그 노동쟁의 내용이겠네' 를 알 수 있다. 그리고 공장에 들어갈 때 감독관은 신분증(물론 이 시대에 신분증이 어디있나..)을 보는 것도 아니고 그냥 건강체크만 한다. 백린중독이 심하면 이제 잘리는 것을 시사한다. 참으로 어두운 세상이 아닐까 싶다. 엔딩에서도 나오지만 결국엔 노동쟁의(사회적 정의 실현이자 정치적 올바름; 광의의 PC)로 나아간다.

 

 

이러한 사회고발적 내용을 담고있지만 나름 유쾌하게 내용을 풀어간다. 

에놀라의 끊임없는 관객과의 대화(제4의벽 돌파)

이런식으로 자꾸 말을 건다

 

수많은 어드벤쳐, 액션 등이 이루어진다. 그리고 놀랍게도 이 모든 것은 '여성'이 해낸다. 이 영화가 페미니즘영화인 이유는 영화의 주역(주인공, 악역, 대립점, 주요 사이드킥)이 모두모두 여자인 것이다. 그러나 딱히 불편하진 않다. 왜냐면 그냥 그런 영화이기 때문이다. 남자의 역할도 아예 없지는 않다. 맹하지만 능력있는 남자친구(진), 능력 개쩔고 시대의 두뇌를 상징하는 오빠 '셜록' 등.

그리고 전투씬은 남자들이 주로한다. 왜냐? 그냥 원래 몸으로 치고박고 싸우는 건 남자가 하니까(성차별적 발언이 아니라 생물학적인 근육량 및 지구력에 기초해서 하는 말). 그러나 두뇌싸움, 추리, 스토리 전개를 위한 리더십 발휘는 남녀가 함께 한다. 이게 문제인가? 남자나 여자나 모두 두뇌 활용에는 동일한 지적 수준을 가지니까 문제가 없다. 만약 여기서 억지로 남자 5명을 여자 한명이 육체적 힘을 가지고 뚜까팬다는 식으로 그려댔으면 조금 억지였을지도 모르겠다만,
결국 근력 차이에서 오는 생물학적 차이는 긍정하지만 지적활동은 여자도 동일하게 할 수 있는 것이며 남자와 함께 활약한다. 라는 메세지를 준다. 

셜록과 함께 공조 아닌 공조를 하는 에놀라. 세기의 두뇌와 함께 공조를 한다는 게 대단하다

이게 참으로 마음에 드는 대목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페미니즘이며 PC이지만 중도적이다. 급진적인 PC 영화를 보다보면 눈쌀이 찌푸려지는데 지나치게 한쪽 성을 찍어누르고 한쪽만 올려치기를 한다거나, 그런 앞뒤 말도 안 맞는 억지 세계관 설정이 있는데 이거는 아니다. 꽤나 현실적이고 꽤나 현실에 있을 법한 수준에서, 능력있는 여성들의 대결을 묘사한다. 그래서 거부감이 없다.

이정도 PC/페미니즘 영화를 본게 얼마만인가 싶다.  항상 억지를 부렸던 영화들과 다르다. 그래서 딱히 페미니즘 영화다!!! 라고 낙인을 찍기도 뭐하다. 

에놀라의 어머니가 또 나온다. 역시 페미니즘의 화신의 역할로 나온다

 

사실 필자는 약간 역덕후 기질이 있어서 안타깝게도 시대극임에도 불구하고 흑인이나 인도인이 사회 지배층을 보이는 건 좀 .. 아쉽긴 했다. 페미니즘이야 저 시대부터 나름 태동됐다고 봐도 무방하니까 상관이 없는데
나름 시대극인데 이렇게 표현해야했나.. 싶기도 하다.  그래도 PC영화니까 이해가 가능한 부분.

18세기에 런던에서 흑인이 저렇게 입고 사교계를 다닌다고??
18세기에 인도인이 런던광역경찰청 경감을 한다고?? 식민지인이??

 

 

결론적으로 PC와 페미니즘 색채가 한 가득이지만 나름의 프랜차이즈를 구성해갈만한 힘이 있는 영화라고 보인다.